작성일 : 21-04-21 23:46
어머니께 드리는 글
 글쓴이 : n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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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오직 한분뿐인 우리 어머니


삶의 완성체라는 것이 바로 우리 어머니를 두고 말하는 것 같다.

과연 나도 우리 어머니와 같이 아름답게 늙어 갈수 있을까?!


“너희 건강하고, 나 아픈데 없고, 이제 다 내려 놓으니까 난 지금 아무 걱정 없이 마음만 편안하다”

요즈음의 틀에 잡힌 어머니의 덕담, 그리고는 더 이상 하실 말씀이 없으시다.

서로 건강한 이유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고 더할 나위 없는 행복이라는 사실을 깨우쳐 주시는 말씀

이시다.

워커에 의지하셔야 되는 95세신 어머니, “이빨 빠진 호랑이” 라고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이제는,

예전에 당당 하셨던 우리 어머니가 아니시다.

이것이 바로 그 누구 한테나 닥아 올 순리라는 사실에, 허무하고 슬퍼진다.


교육자의 남편을 두셨던 덕분에 “사모님” 소리만 듣던 꿈만 같았던 행복한 나날들을 갑자기 등지고

일찍 떠나버린 남편, 그 어려운 시절에 혼자서 어린 우리 두 남매를 키우시기에는 너무나도 고우시고

세상물정 모르시던 연약한 여인이셨다.

우리에게 아버지 몫까지 채우시느라, 오로지 강한면만 보여 오셨던 어머니.

비 우산과 짚신을 파는 두 아들을 가진 어머니의 심정처럼, 우리 만을 위해

시시 때때 걱정이 떠나지 않으셨던, 자나깨나 우리만 바라보고 살아오셨던

그러한 희생된 삶을 택하신 어머니, 그 어떤 위대하고 훌륭한 저명인사들과는

감히 비교도 안되는 고결한 당신의 삶이었던것이다.


“너희들 네 아버지 발 뒤꿈치 쫓아 갈려면 아직 멀었다”

우리를 꾸중하실 때 마다 빼놓지 않으셨던 구절, 그리고는 곧바로 되돌려 말씀하시기를

“사실 그토록 훌륭하면 뭐하니, 그저 건강하고 오래 오래, 사는것이 우선이다” 라고 하시곤 했다.

지금도 순간 순간, 어머니의 목소리가 귓전에 들리며 나를 인도 하는것을 느끼고 있다.

특히 “어디가도 제사랑은 제가 끼고 있다”는 어머니의 말씀이 안 듯, 모른 듯

지금껏 나의 인생의 방침이 되어 왔다는것을 이제서야 깨닫고 있는것 같다.

허나, 당신의 노력과 희생에 비해서 지금 우리 자신들의 인생을 들여다 보노라면,

과연 미숙함에 죄스러울 뿐이다.


딸 하나뿐인 나를 미국으로 떠나 보내시고, 한동안 딸에 대한 그리움에 어쩌다가 길에서 긴 머리

처녀를 보면 딸 인줄 알고 쫓아가시곤 하셨다는 그때의 애기가 이제서야 불효녀의 죄스러움에 마음

깊숙이 파헤쳐 가슴이 메여 온다.

벌써부터 후회와 아픔에 이토록 얼룩지니, 이 다음에 어머니가 떠나 가신후에는 더할 나위 없으리라.


내자신이 시집가고 나서 비로서야, 오랫동안 남편 그늘 없이 살아오신,감히 상상할수 없었던

어머니의 수줍어 하시는 어여쁜 여자의 표정을 발견했었다. 고고 하시면서도 우아하신 우리 어머니,

몸가짐이 어찌 그다지도 어여쁘 신지. 홀 어머니라는 책임감과 명분아래 일평생 숨겨져온

여자로서의 아름다움을 감추신채 말이다.

같은 여자로서, 내 마음이 수시로 아파 오며 죄송하고또 죄스러운 마음은 어쩔 수가 없다.


나머지 여생, 몸이 따라 줄때까지 주님께 봉사하시다가 가시는 것이 원이라고 늘 말씀하셨던,

그렇게 당신 소원대로 살아오신 우리 어머니.

아픈 다리를 이끌고 병원봉사를 10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다니신 공로로 상까지 받으시고,

문둥병 환자촌과 고아원에 다니시면서 봉사활동도 하시며,

우리를 위해, 관절염 다리로 넘어지시면서도새벽기도 빠지지 않으셨던 어머니.

그래서 우리가 이 만큼이나 무난하게 잘살고 있지 않나 싶다.


허나 기막힌것은, “어머니 고맙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라는

배은망덕스럽게도 오로지 이 말만으로 보답을 하려는 사실이다.


어머니날을 앞두고 이글을 드립니다.

“어머니날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랑합니다.”


멀리서 딸, 사위 올림.